식품의 유통 체계
경제 활동은 일반적으로 생산, 소비 그리고 유통 활동으로 분류되며, 유통은 생산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활동을 말한다. 유통의 주체는 인간이며, 객체는 생산물이다. 유통 활동이 차지하는 사회, 경제적 비중은 생산 활동이나 소비활동 못지않게 중요하다. 유통활동은 인류의 역사와 같이한다고 볼 수 있으나, 하나의 산업으로서 등장한 것은 18세기 산업 혁명에 의해 공산품이 대량 생산되면서부터로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유통의 기능은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장소적 거리를 조정하는 기능, 제품의 생산 시기와 소비 시기를 조정하는 시간적 기능, 생산되는 양과 소비되는 양의 분할-연결의 기능, 생산과 소비의 가격 측면 거리를 조정하는 기능, 생산과 소비와의 인적 거리를 조정하는 기능 등으로서 이러한 여러 가지 기능들이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유통의 궁극적인 역할은 생산과 소비의 연결을 통한 수급 조절 및 가격 형성에 이바지함으로써,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국민 경제의 균형을 달성하는 데 있다 하겠다.
유통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정의가 있으나, 요약하면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경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도시화에 따른 유통의 광역화, 소득 증대에 따른 식품 소비 구조의 다양화 및 고급화로 인하여 유통의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도-소매 유통 기관이 영세하고, 유통 경로가 복잡하며 유통 시설이 전근대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 유통 서비스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상적 유통 및 물적 유통
유통 활동은 크게 상적 유통과 물적 유통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상적 유통의 경로는 제조 회사→도매업자→소매업자→소비자로 이어지며, 물적 유통의 경로는 제조회사 공장→제조 회사 물류 창고→각지의 도매상 창고→소매점→소비자의 집으로 볼 수 있다. 상적 유통 활동을 담당하는 기관은 도매 기관(상사, 대리점, 중매인, 중앙 도매시장 등)과 소매기관(백화점, 연쇄점, 통신 전매점, 행상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또한 물적 유통 기관으로는 운수 회사, 운송 회사, 창고 자, 교통 기관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상적 유통 및 물적 유통의 직접적인 기관을 조성하고 그 활동을 촉진하는 각종 유통 조성 기관으로는 통신 기관(전신 전화 업자, 정보 처리 업자 등), 조사기관(시장 조사 업자, 신용 조사 업자 등), 판매 촉진 기관(인쇄 업자, 무역업자 등) 및 각종 유통 서비스가 넓은 의미로 포함된다.
유통 산업의 변혁
우리나라는 1960년 이후 수차에 걸친 경제 개발 계획의 성공적 수행으로 생산 부문에서는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유통 부문은 정부의 선업 자본 형성 위주의 정책에 밀려 규모의 영세성을 면치 못하였으며 유통 구조의 변혁 또한 극히 미미하였다. 물자의 대량 생산은 이루어졌으나 유통 부문의 후진성으로 효과적인 마케팅 달성에 심각한 제를 야기 시켰다. 그리하여 생산 업자들은 자체 판매 회사나 자체 영업 조직에 의해 소매업자에게 판매하거나, 직영점을 설치함으로써 판매 경로를 계열화하고, 물적 유통을 강화함으로써 생선 업자 스스로 유통 면에 깊숙이 개입하여 개선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생산 업자의 노력과 시장 여건의 변화가 유통 구조에 본격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196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부터였다. 소매점에서 취급하는 상품별로 업종이 분화돼 슈퍼마켓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또한 본격적인 경제 성장과 국민 소득 수준의 향상, 개업 자체가 새로운 고부가 가치를 실현하는 성장 산업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정부는 이러한 인식 변화와 국민 경제의 중요성에 부응하여 1986년 ‘도소매 진흥법’을 제정하였으며, 도소매 진흥 5개년 계획(1989~1993년)을 수립하는 등 도소매 진흥에 관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중이다.
도매업이란 재판매 또는 사업 목적으로 구입하는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관련된 모든 활동을 말하며, 이러한 도매 활동에 전적으로 종사하는 사람이나 기업을 도매업자 또는 도매상이라 부른다. 도매상은 상인 도매상, 거간 및 대리점, 생산자의 판매 지점과 사무소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도매업자가 소매업자와 다른 점을 다음과 같다.
-.최종 소비자가 아니라 사업 고객과 주로 거래하기 때문에 도매업자들은 판촉, 장소 및 매장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도매업자는 넓은 상권을 대상으로 하며, 소매업자보다 대규모의 거래를 한다.
-.도매업자들은 소매업자와는 다른 법적 규제나 세제 적용을 받는다.
소매업이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인적 혹은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다. 생산자나 도매업자들도 소매업을 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판매액이 주로 소매업에서 달성되는 사업을 경영하는 소매상(혹은 소매업자)에 의해 소매업이 수행되고 있다. 소매업은 주로 소매 점포에서 이루어지지만 인적 판매나 우편, 전화 또는 자동판매기 등과 같은 무점포 소매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농수산물은 공산품과 다른 상품적 특성 때문에 유통상에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농수산물은 천재지변 등에 의해서 그 생산량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며, 기후 조건에 따라 풍흉이 달라진다. 또한 생선 계획은 전년도 가격 수준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생산 품목 및 생산량은 생산 농가의 개별적인 의향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생산과 공급량을 불규칙하게 만들어서 수급 불안정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농수산물은 계절의 기후에 따라 다량 생산, 출하되므로 제철이 아닌 경우에는 공급량이 줄어들어 계절 간의 가격 차이가 심하다. 농수산물은 쉽게 부패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품성이 저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품성 유지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농수산물은 같은 품종이라 하더라도 생산량과 품질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표준화 및 등급 규격화가 곤란하다. 공산품은 표준 규격화가 엄밀하게 이루어지지만 농수산물은 표준 규격화가 곤란하고 이는 농수산물 유통에 제한을 주게 된다. 대부분의 농수산물은 가격에 비해서 무게와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다. 그러므로 물품 선적 및 운송에 큰 비용이 소요된다. 생산 농가는 전국적으로 분산되어 있고, 생산 규모 또한 영세하기 때문에 시장 교섭력이 미약하여 농가별 유통 활동이 어렵다.